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에서 체크아웃한 뒤 다음 숙소인 머큐어 발리 레기안으로이동했다. 거리가 800m 정도로 가까워 요금은 1.1만 루피아로 매우 저렴했고 일부 구간이 막혔지만 14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 (Mercure Bali Legian)
레기안지역 중심부에 위치해 주변의 상점 등을 이용하기가 편리하고 사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거리에 있어 레기안, 스미냑, 꾸따 어느 지역이나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레기안 비치는 직선도로로 700m 거리로 도보 이동 시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데 그랩이나 고젝을 호출하면 1.1만~2.2만 루피아에 해변까지 편하게 도착할 수 있다.
2002년에 발리 꾸따 지역에서 안타까운 차량 폭탄 테러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 도착하니 차량 출입구는 차단봉이 설치되어 있고 보안요원이 폭발물 탐지기로 차량을 수색했다. 2014년에 개장했음에도 이렇게 관리를 해왔으리라 생각하니 보안에 대한 신뢰감이 생겨났다.
차량에서 내리니 포터와 그랩 기사가 협업하여 능숙하게 짐을 내리고 옮겨준다.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에서 조금 컨추리한 느낌의 편안함이 있었다면 머큐어 발리 레기안은 훨씬 현대적이면서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그도 그럴것이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의 객실 수는 113개, 머큐어 발리 레기안은 321개로 약 2.8배나 객실 수가 많다. 리셉션도 넓고 상주하는 직원이 많아 체크인과 체크아웃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연식에 비해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고 아코르의 미드스케일 포트폴리오를 대표하는 브랜드다운 느낌이었다. 로비를 천천히 둘러보니 상층부로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4대 운영 중이었고 컨시어지, 공용 PC 2대, 하루 식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Ancak(안짝 : 인도네시아어 바구니, 광주리) 레스토랑과 라운지 바가 있다.
호텔 내부엔 많은 직원이 상주하고 있고 서비스 교육이 잘되어 있는 느낌이다. 표정과 행동 사용하는 언어까지 모두 고객을 존중하고 서비스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슈페리어룸 퀸사이즈 베드로 예약(1박당 약 5만 원)했으나 플래티넘 등급 혜택으로 디럭스 발코니룸 킹사이즈 베드로 업그레이드 받았다. 만약 연인이나 신혼부부가 온다면 플런지 풀 룸을 예약해 로맨틱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플런지 풀 룸은 1박당 약 12만 원으로 저렴하다.)
5층 중 5층 객실을 배정받아 이동했다. 엘리베이터와 가장 먼 끝 쪽 객실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매우 조용하고 앞이 뚫린 좋은 객실이었다. 앞이 뚫려있어야 습한 발리에서 조금이라도 햇볕을 더 받을 수 있고 커튼을 치지 않고 지낼 수 있어 굉장히 편안하다.
이비스 스타일은 이코노미 카테고리라 환영 어메니티가 없지만 머큐어는 환영 어메니티로 과일과 쿠키가 준비되어 있었다. 디럭스 발코니룸은 35㎡로 넓고 쾌적하다. 플래티넘 혜택으로 무료 생수가 4병 더 지급되어 지내는 동안 물 걱정 하지 않고 편하게 지냈다. 옷장에 장 우산 1개와 벌레 퇴치 스프레이도 있었지만, 객실에서 사용할 일은 없었다. 캐리어 2개와 배낭 2개를 모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었고 수납공간이 많아서 짐을 보관하기도 편리했다. 킹사이즈 침대는 넓고 침구는 깨끗하고 편안했다.
샤워부스는 아이와 함께 들어가 씻어도 될 만큼 넓고 샤워기 헤드를 교체할 수 있어 가져온 헤드와 필터로 교체했다. 어메니티가 풀로 세팅되어 있어 칫솔과 면도기를 따로 꺼내지 않고 매일 새로 받아 사용했다. 고정형 드라이기가 설치되어 있고 타월 선반이 넓어 젖은 수영복을 걸어두기 좋았다. 선반 상부에 환기구가 있어 수영복 건조가 빨라 좋았다. 발코니에 건조대가 있어 비가 오면 실내, 날이 좋을 땐 발코니에 빨래를 널어둬도 빨리 마른다.
욕실 얘기가 나온 김에 필터 설치 후기를 먼저 정리해보면 수질 상태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3일간 사용하면서 필터 색이 조금 어두워졌을 뿐 침전물은 전혀 없을 정도로 깨끗해 만족스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머큐어 발리 레기안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CARE (청결, 건강, 안전 및 환경 감사)와 아코르의 All safe 표준을 인증받는 우수 호텔이었다.
피부가 예민하거나 수질이 신경 쓰인다면 Indonesia CARE 인증 호텔이나 리조트 위주로 예약하면 좋을 것 같다.
체크인 이튿날 아침 안부 인사와 불편함은 없었는지 전화가 왔다. 객실은 만족하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너무 먼 것이 불편하고 아이가 수영장이 가까운 것을 좋아한다고 얘기하였더니 2층에 있는 수영장 뷰의 디럭스 발코니 룸으로 이동을 제안하여 객실을 먼저 보았다.
발코니가 매우 넓고 다인용 소파가 있었지만 나와 아들에게 불필요한 공간이었고 테라스에서의 분위기는 좋지만, 객실 내부는 5층에 비해 다소 어둡고 습한 느낌이 들었다. 우측이 바로 주도로라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음이 새삼 시끄럽게 느껴져 이동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지내게 돼도 5층 바깥쪽 객실을 요청할 것 같다.
조식은 1층에 있는 Ancak(안짝) 레스토랑에서 제공한다. 핫푸드는 소시지, 베이컨, 베이크드빈, 포테이도, 스크램블, 스팀 라이스, 미고랭 정도를 베이스로 3일간 큰 변화 없이 단조로웠지만, 음식 가짓수가 많아 채식, 아메리칸, 브리티시, 인도네시아식 중에서 편한 조합으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생과일은 멜론, 파파야, 파인애플, 수박, 사과, 스네이크 후릇, 만다린이 고정으로 나왔다. 에그 스테이션이 있어서 오믈렛과 신선한 과일을 아이에게 매일 먹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수영장은 1층과 4층 두 곳에 있다. 각 수영장 모두 수심 120cm로 키즈풀이 함께 있고 입장할 때 비치타월을 받고 입장한다. 1층 수영장은 4층에 비해 규모가 더 크고 Ancak(안짝) 레스토랑과 이어져 있어 선베드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장점은 호텔 건물과 조경수에 둘러싸여 온종일 그늘이 심하게 들지 않아 아이와 놀거나 선베드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좋았다. 영업이 끝나거나 비가 오면 방수포로 덮고 해가 나면 방수포를 걷는 등 일사분란하게 훈련된 모습이 인상 깊었다.
4층 수영장으로 나가는 길에 키즈룸, 마사지룸, Gym이 이어져 있다. 마사지는 새로 연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껴져 이용하지 않았다. Gym 규모는 작지만 전신 운동을 할 수 있는 최소 기구는 갖추어져 있었고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운동화 착용, 어린이 기구 사용 금지(입장은 가능), 음식물 반입 금지 등의 규정이 있다.
4층 인피니티풀의 특별한 조망은 없고 풀 바가 함께 있다. 선베드와 카바나는 선착순 무료 사용이 가능하고 1층 수영장보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 편하게 이용하기 좋았다. 우리 객실은 5층이고 머무는 동안 날씨가 흐리다 보니 4층 수영장을 이용하기 편리했다. 비가 오는 순간을 피해 하루에 1층과 4층 두 곳 모두 이용하기도 했고 물놀이만 해도 아이와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유/소아 어린이는 1층 수영장이 나을 것 같고 초등 고학년 이상은 4층 수영장이 좋을 것 같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서 지내며 아코르에 대한 내 로열티를 높여준 몇 가지 사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Ancak 레스토랑에서의 조식이다. 플래티넘 혜택으로 3일간 Ancak 레스토랑에 입장할 때마다 에스코트 후 핸드 메이드 커피와 음료를 주문받았다. 매일 아침 핸드 메이드 카푸치노를 마시며 대접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직원들이 끊임없이 호텔 이용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음식의 맛과 서비스는 어떠한지 묻고 피드백이 빠르다는 것이다. 직원 대부분이 영어에 능통했고 어떠한 질문과 요구를 하였을 때 추측이나 잘못된 정보를 안내하지 않고 본인이 숙지하지 못한 내용은 반드시 관련 부서에 확인 후 정확한 내용을 안내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매우 친절하고 잘 훈련받은 프로의 느낌을 받았다.
짐이 많다면 체크아웃 때 컨시어지에 배기지 다운(Baggage down) 서비스를 요청하자. 컨시어지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포터가 짐을 이동해준다. 체크아웃까지 로비에서 대기 후 택시에 짐을 실을 때까지 도와준다. 당연하게도 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없다. 발리 호텔과 리조트에서는 숙박비와 식음료 등 모든 이용 금액에 서비스 차지 10%가 항상 추가되고 팁 문화가 없으므로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세 번째 숙소인 트라이브 발리 꾸따 비치 까지는 약 1.5km 정도로 멀지는 않았지만 트래픽잼 구간이라 약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꾸따 비치나 하드락 쪽 일정이 있는 분들은 시간에 여유를 갖고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 그랩을 타면 영어가 가능한 기사 분들은 친절하게 영업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때로는 정말 친절하고 좋은 가격의 기사 분들도 있으니 대화를 나눠보거나 흥정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서 3일간 머물면서 하루 정도는 서핑에 입문하거나 워터봄 발리에 다녀오려고 계획했으나 아이가 두 곳의 수영장에 너무 만족하여 호텔에서만 지냈음에도 아주 만족스러운 3일 이었다. 아이에게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과 머큐어 발리 레기안 어느 숙소가 더 좋았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후자란다. 이비스에서 체크아웃할 때만 해도 거기서 한 달도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부르주아 녀석~
발리에 도착한 지 벌써 일주일이 훌쩍 넘었다. 아들과 내가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음에 감사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음이 감사하다. 시간의 여유를 느끼고 한없이 느긋해지는 요즘, 내 성정도 조금은 그러해지길 소원해 본다.
숙박비 정산
룸 타입 : 디럭스 발코니 킹베트룸 (아코르 플래티넘 혜택 - 1단계 업그레이드, 무료 조식)
투숙일 : 3일
비용 : 552,668 IDR X 3일 = 1,658,004 IDR (한화 약 1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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