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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해외 여행/인도네시아 발리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 레기안 비치(Legian Beach) 이야기

by 볼드핑거 2023. 2. 1.

발리에 도착 후 지내는 며칠 동안 계속 폭우가 쏟아졌다. 우기를 너무 우습게 생각한 걸까, 어떤 계획도 쉽게 할 수 없이 몸이 묶이고 나니 마치 머릿속도 멈춘 것만 같았다. 그러다 처음으로 정오부터 날이 쨍해서 아이와 정글햇 하나씩 나누어 쓰고 호기롭게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인 레기안 비치에 다녀왔다.

 

레기안 비치 이야기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에서 거리로 500m, 도보로 약 6분 거리에 있는 레기안 비치를 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호텔 정문에서 나와 우측의 인도를 쭉 따라가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해변에 도착할 수 있다. 비치까지 가는 길은 교통량도 거의 없어 시끄럽지 않고 곳곳에 기념품 판매점과 음식점이 많이 보였다. 해변에 도착하면 북쪽에는 더블 식스 비치, 남쪽으로는 꾸따 비치까지 이어져 있어 체력이 허락한다면 남북으로 걷거나 조깅을 즐기기 좋아 보였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발리는 90% 이상이 힌두교를 믿는다. 그래서인지 걷는 중간마다 바닥에 카낭 사리(Canang sari)라고 하는 신에게 바치는 공물을 많이 볼 수 있다. 향이 피워져 있어 거리 곳곳에 향 내음도 그득한데 담배에 관대한 도시다 보니 담배 냄새와 매연이 더해지면 묘한 콜라보가 이루어져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카낭 사리 (Canang sari)

신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온종일 신에게 감사하고 기도하는 발리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이른 아침 쟁반에 가득 담아 거리, 사원, 가게 앞에 봉납하며 기도를 올린다. 발리인들의 겸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 이러한 일상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행객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곳곳에 환전소가 눈에 띈다. 비치에 가까워질수록 환전 시세가 조금 더 좋았다. 발리의 뜨거운 맛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아들과 나는 500m만 걸었을 뿐인데 온몸에 땀이 흐르고 정글햇과 선크림이 무색할 정도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뜨거운 햇살과 공기에 숨을 고르며 해변 입구에 도착하니 영업 중인 비치 바와 서핑 대여점이 보인다. 비치 바의 메뉴는 미네랄 워터, 코코넛, 소프트 드링크, 맥주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가격은 2~4만 루피아로 생각보다 저렴했다. 서핑 강습도 1시간에 25만~30만 루피아 정도로 (한화 약 2만 원) 저렴했다.

 

 

비치 바와 서핑 대여점을 지나 마주한 레기안 비치의 첫 인상은 아름다운 백사장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우기여서일까, 근래 비가 많이 와서 일까? 물에 들어가 보기가 꺼려질 정도로 쓰레기가 많았다. 쓰레기를 정리하는 분들이 간혹 보이기도 했지만 넓게 펼쳐진 쓰레기 더미를 치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그런데도 파도에 몸을 맡겨 열심히 파도를 타는 서퍼, 해변을 걷는 많은 사람, 바다에 반사된 햇빛이 뒤섞이니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냈다.

 

 

함께 여행 온 듯 삼삼오오 비치 바에 앉아 빈땅을 마시며 발리의 뜨거운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나도 다른 가족과 함께 왔다면 저들 사이 어딘가에 함께 앉아 맥주나 칵테일 잔을 기울이고 있었을까? 행복해하는 사람들 표정에서 한국과 호주에서 각자의 삶에 충실해 있을 다른 가족들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시큰해진다.

 

날이 너무 뜨겁기도 하고 더러운 해변 상태에 감염병이 걱정되어 서핑은 아직 도전해보지 못했지만, 다음 숙소인 머큐어 발리 레기안가까이 있는 빤따이 레기안 발리나 꾸따 비치에서는 꼭 서핑에 도전해보겠다 다짐하며 발리에서의 첫 해변인 레기안 비치를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발리 아코르 가성비 호텔 :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

처음 계획은 서핑을 위해 머큐어 발리 레기안과, 트라이브 발리 쿠타 비치 두 호텔에서만 묵을 계획이었다. 그러다 한 곳에서 일주일 이상 지내는 것이 조금은 답답할 것 같아 숙소를 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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