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와 해외 여행/인도네시아 발리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 아이랑 꾸따 비치 서핑 강습

by 볼드핑거 2023. 3. 5.

아이와 한 달 살기 계획을 세우면서 아이의 위시리스트 최상단에 올라 있는 서핑을 마음껏 즐기게 해주고 싶었지만, 1월 말에서 2월 초로 이어지는 우기의 강한 빗줄기와 바람 때문에 바다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등 떠미는 체험 활동이 아닌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활동이라 꼭 체험시켜 주고 싶었다.
 

아이랑 꾸따 비치 서핑 강습

 
발리에 들어와 초기 적응과 우기임을 고려해도 꾸따, 레기안 지역에서 14일이나 머물면 적어도 네댓 번 정도는 체험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만 8세의 작은 소년은 바다 앞에선 수많은 모래 알갱이와 다를 바 없는 작은 존재이기에 높은 파도와 비바람을 뒤로한 채 숙소에 머문 날이 많았다. 
 
해변에는 수영금지를 알리는 붉은 깃발이 꽂혀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해변에 들어서면 마치 포장마차 거리에 들어서듯 서핑 업체별로 구획이 나뉘어 있다. 트라이브 발리 꾸따 비치 바로 맞은편에 있는 업체는 2인에 50만 루피아(약 4.3만 원)가 스페셜 프라이스라며 목청을 높였다. 
 
조금 더 걷다 보니 굳이 흥정하지 않아도 1인 20만 루피아(약 1.7만 원)를 거쳐 15만 루피아(약 1.3만 원)까지 가격이 내려왔다. 처음부터 15만 루피아를 부른 업체에서 왓츠앱 번호를 교환하고 날씨가 나아지면 왓츠앱으로 연락을 준다 하여 호텔에 돌아와 그의 연락을 기다렸다. 

꾸따 비치 전경

 
오후가 되자 왓츠앱으로 연락이 와 아들과 서둘러 해변으로 나갔다. 아까보다 바람은 줄었지만, 파도가 다소 높고 거칠어 보여 아이가 걱정되었는데 안전을 위해 아이(만 8세 130cm 미만)에게 한 명을 더 붙이는 것을 제안해 수락했다. (10만 루피아 추가)

안전을 위해 보드와 발목을 리쉬(커프와 줄로 발목과 보드를 연결)로 연결하는데 넘어지거나 바다에 빠지면 줄을 잡아당기거나 보드를 잡아 물에서 나와야 하는데 어린아이는 보드와 함께 해안까지 밀려 나가거나 다칠 수 있어 위험하다.

 
물에 들어가기 전 기본적인 안전 사항과 일어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습한다. 한국인이 많이 방문해서인지 간단한 구호와 신호는 한국어로 얘기해 주었다. 몇 번의 연습을 거친 뒤 리더인 Jojo의 OK 사인이 떨어지면 발목에 리쉬를 장착하고 파도를 향해 바다로 나아간다.

보드와 마찰로 살이 쓸리면 아프므로 복장은 긴팔, 긴바지 래시가드를 추천한다.
날이 흐려도 얼굴에 선크림을 꼭 바르자. 
고정이 잘되는 서핑 모자가 있으면 쓰자.
발은 맨발이 더 나은데 우리 아이는 본인의 의지로 아쿠아 슈즈를 신었다.

서핑 기초 강습

 
리쉬를 연결하니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였다. 바람도 세고, 파도도 높고 강한데 아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괜찮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파도에서 보드를 잡아주는 사람과 해변 방향에서 아이와 보드를 받아주는 사람 2인이 아이를 챙겨주어 아이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덜었다. 그리고 물에 빠지고 넘어져도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모습을 보며 내가 아이를 과소평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핑 시작

 
우리 아이는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수년간 태권도와 수영을 해서인지 균형감이 좋은 편이었고 두 번째 시도부터 곧잘 일어서며 서핑을 즐겼다. 얼굴에 나타나는 찐 웃음과 쉬는 시간도 아깝다며 파도로 다시 나가고 싶어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서핑 체험을 해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는 시간 동안 체온이 떨어져 추울 수 있으므로 비치타월 등을 챙겨 아이에게 덮어주는 것이 좋다. 물은 주기도 하고 사서 마실수도 있으나 객실에 있는 500mL 한 병 정도 가지고 가 입을 헹구거나 직접 마시는 것이 좋다.

서핑을 즐기는 아이 1

 
정해진 두 시간이 끝났음에도 우리 아들은 자리를 떠나기 너무 아쉬워해 다음 날 예약을 잡고서야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기본자세를 익히고 파도에 맞서며 비로소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맛보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한 번 체험하고 끝내기에는 아쉬웠다. 
 
아이는 처음 느껴본 자연의 힘과 서핑이라는 스포츠에 매료되어 잠들기 전까지 서핑을 찬양했다. 다음날도 날씨는 비슷했고 다행히 오전 중 나와도 좋겠다는 Jojo의 연락이 와 바다로 나갔다. 아이는 더욱 능숙하게 파도를 타기 시작했고 Jojo는 더욱 멀리 나아갔다. 

서핑을 즐기는 아이 2

 
이틀간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Jojo를 비롯한 직원 모두가 시간 때우기가 아닌 서핑을 체험하고 즐거운 기억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높은 파도로 보드가 뒤집히기도 하고 파도에 뺨을 맞기도 하고 연속으로 넘어져 전의를 상실했을 때도 격려와 응원은 계속되었고 그 덕분에 그 순간을 최대한 즐길 수 있었다. 
 
다음날 체크아웃 후 사누르로 이동해야 해서 서핑을 두 번밖에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아쉬움을 삼키고 Jojo와 동료들과 깊게 포옹을 나누었다. 이틀 동안 사고 없이 아이를 케어해주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 것과 우리의 시간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함께해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꾸따 비치에서 아이와 서핑할 계획이 있다면 믿을 수 있는 766 HI SURF의 Jojo를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비용을 조금 더 지급하더라도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고 아이가 좀 더 여유 있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두 명이 전담하여 하는 것을 추천한다.

 

끝으로 아코르 계열 호텔 중 꾸따에서 서핑을 하기에는 트라이브 발리 꾸따 비치의 위치가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 서핑을 마치고 걸어와 호텔 입구에 있는 수전에서 바닷물과 모래를 씻어내고 객실로 이동하면 뒤처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다. 

 

발리에 다시 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들었다.
766 HI SURF

위치 : 트라이브 꾸따 비치에서 남쪽으로 100m (mamaka 호텔, mini mart 건너편 해변)
강습 : 두 시간 (40분 강습 20분 휴식)
비용 : 1인 15만 루피아(약 1.3만 원)
왓츠앱 : +62) 821-4507-5762

준비물 : 물, 비치타월/수건 등, 선크림
기타 :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박스가 있지만 귀중품은 객실에 보관하고 오는 것을 추천


 

발리 아코르 호텔 추천 : 트라이브 발리 꾸따 비치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서 3일간 호캉스를 마치고 세 번째 숙소인 트라이브 발리 꾸따 비치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 중 아이가 가장 해보고 싶어하던 서핑을 배울 수 있는 장소이고 처음으로 가장

onatrip.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