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도착해 첫 5일은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에서 지내며 Colour cafe에서 모든 식사와 음료를 해결했다. 다행히 아들과 나 모두 인도네시아 로컬 메뉴가 만족스러웠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서는 Colour cafe보다 규모가 큰 Ancak 레스토랑과 풀 바 Poolé가 있어 대부분의 식사를 호텔 내에서 해결했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Mercure Bali Legian) 주변 추천
목차
1. Ancak(안짝) 레스토랑 & 라운지
2. 머큐어 발리 레기안 풀 바 (Poolé)
3. Warung ayu BBQ pork ribs & Indonesian food
4. Jo's Laundry & Ironing Service
5. Circle K & Exchange
6. Pantai Legian Bali
Colour cafe 메뉴는 담백하고 깔끔했다면 Ancak 레스토랑의 음식은 플레이팅이 좀 더 고급스럽고 로컬 색체가 더 강한 느낌으로 맛도 조금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Colour cafe 메뉴도 충분히 맛이 좋았다.)
Ancak 레스토랑의 가격이 조금 더 비쌀 것 같았는데 의외로 가격 차이는 없었다. 아코르플러스 멤버는 메뉴 가격에서 50%를 먼저 할인한 뒤 11%의 세금과 10%의 서비스 차지가 추가되어 실제로는 40%가 조금 안 되는 할인을 받는 셈이지만 결제 가격을 놓고 보면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한 셈이다.
메뉴를 먼저 살펴보면 10가지 로컬 시그니처 메뉴가 눈에 띈다. 첫날 저녁은 Timbungan Babi(띰붕안 바비)와, Pepes Ikan(뻬뻬스 이칸)을 주문했다. 아코르 플래티넘 등급은 웰컴드링크 주문 시 메뉴의 모든 음료 중 선택이 가능한 점이 매우 좋았다.
띰붕안 바비는 대나무를 쪼개 돼지고기와 발리의 전통 양념과 채소를 더해 숯불로 구워낸 요리로 대나무 향과 부드러운 고기의 육즙을 느낄 수 있는 발리의 전통 요리다. 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맛이 좋아 한 번 더 주문한 메뉴이기도 하다.
뻬뻬스 이칸은 바나나잎에 구운 생선 살코기와 채소를 더한 로컬 메뉴로 부드럽고 양념이 잘 되어있어 맛이 좋았다. 두 메뉴 모두 향신료 향이 강하지 않아 만족스러웠고 이날은 라이브 공연도 있어 음악을 들으며 아들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소개할 메뉴는 Nasi goreng Sune cekuh(나시고랭 수네체꾸)와 Sate Campur(사테 짬뿌르)이다. 나시고랭 수네체꾸는 구운 새우를 곁들인 나시고랭 메뉴 중 하나이고 사테 짬뿌르는 피넛 소스를 입힌 치킨, 비프 꼬치구이와 스팀 라이스를 곁들인 메뉴로 둘 다 인도네시아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나시고랭은 메뉴에 따라 조금 매울 수 있으니 아이가 먹을 땐 맵지 않게 조리해달라고 부탁하면 맵지 않게 조리해준다.
그 다음은 Bebek Betutu(베벡 브뚜뚜)와 Mie goreng Kampoeng(미고랭 깜뿡)이다. 베벡 브뚜뚜는 오리고기를 전통 향신료에 버무려 숙성시킨 뒤 약간 삶아내고 오븐에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오리 오븐구이 요리로 잡내가 나지 않아 먹기 좋았다.
미고랭 깜뿡은 인도네시아 전통 볶음면으로 치킨과 달걀 프라이를 곁들이는데 따로 요청이 없으면 프라이는 기본이 써니사이드업으로 나오니 취향에 따라 프라이의 익힘 정도를 추가로 요청하면 좋다. 나는 써니사이드업 상태에서 노른자를 터트려 면에 비벼 먹으면 면에 풍미가 더해지는 것 같아 더 맛이 좋은데 아들은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을 선호한다.
Sunny side up : 바닥 면만 익혀 노른자가 위로 올라온 반숙인 형태
Over easy : 노른자를 익히지 않고 흰자가 노른자 위를 살짝 덮은 형태
Over medium : 노른자가 흐르진 않지만, 완전히 익지 않은 형태
Over hard : 노른자를 완전히 익힌 형태
Ancak 레스토랑 요리는 대체로 모든 재료가 신선했고 인도네시아 음식은 보통 간이 세다고 하였는데 안짝 레스토랑의 음식은 절제되고 균형 잡힌 맛이어서 아이와 먹기에 더욱 좋았다. 모든 고기가 잡내 없이 부드럽고 맛이 좋았으며 곁들여 나온 피클도 맛이 강하지 않고 신선했다. 나의 베스트 메뉴를 꼽자면 띰붕안 바비, 아들은 나시고랭 수네체꾸로 구운 새우가 일품이었단다.
Ancak 레스토랑의 로컬 시그니처 메뉴 가격은 9만~11만 루피아(한화 약 8천~9천 원 대)로 일반 로컬 식당에 비하면 매우 비쌀 수 있지만 호텔 주방에서 수급하는 재료의 가이드 라인 자체가 높을 수 있고 요리사의 실력도 대체로 검증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국내 4성급 호텔에서 이런 요리를 먹으려면 메뉴에 따라 최소 3~4배 이상은 내야 할 텐데 아코르 플러스로 50% 할인까지 받으니 좋은 요리를 공짜로 먹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음식에 매우 만족하였다.
4층 수영장에서 수영하다 배가 고프거나 식사 시간이 되면 시원한 칵테일이나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 선베드에 몸을 누이거나 풀 바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주문하고 식음료를 먹을 수 있다. 아코르 플러스 멤버는 Ancak 레스토랑과 같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음료 15%).
메뉴 구성이 Ancak 레스토랑과 조금 다르고 풀 바에서만 판매되는 메뉴도 있으므로 원하는 메뉴에 따라 풀 바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나와 아들은 샌드위치나 버거류는 호주에서 지낼 때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발리에서는 스테이크 샌드위치를 한번 주문 한 것 외에는 조식 메뉴에서도 빵도 손대지 않고 있다.
수영을 하고나면 지친 몸을 달래줄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다. 마침 풀 바에서만 판매하는 Bakso(박소)라는 국물 요리가 있었고 프로모션으로 한 그릇에 4.5만 루피아(한화 약 3,800원)로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 중이었다. 박소는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할랄 메뉴 중 하나로 소고기나 닭고기를 타피오카전분과 혼합하여 미트볼을 만들고 소고기 육수에 국수와 함께 말아 먹는 요리이다. 풀 바에 있는 박소는 치킨 미트볼이었는데 식감이 굉장히 쫀득하고 어묵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육수도 시원해 오뎅 국물 마시듯 후루룩 마시고 나니 금세 바닥이 드러났다. 아들을 위해 주문한 가라아게와 피시앤칩스는 아이들을 위한 간식거리로 나쁘지 않았다.
3. Warung ayu BBQ pork ribs & Indonesian food (와룽 아얌 BBQ 폭립 & 인도네시안 푸드)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서 마지막 날 저녁, 아들과 크게 맘먹고 현지 식당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구글맵을 켜 주변 식당의 평점을 살피던 중 후기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평점 4.9의 치킨, 폭립 BBQ 가게가 눈에 띄었다. 위치는 호텔에서 800m, 도보 11분 거리에 있었고 비가 와서 1.1만 루피아(한화 약 940원)에 그랩을 타니 정확하게 식당 앞에 내려줬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 주변 레스토랑 중 구글맵 평점 4.9로 후기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국인 후기가 많아 첫 로컬 식당 도전으로 제격이었다. 와룽은 노점이라는 뜻이고 아얌은 닭고기를 뜻한다. 영업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와룽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깔끔하다.
호텔 레스토랑의 가격만 보다 로컬식당의 가격을 마주하니 가격이 정말 저렴하게 느껴진다. 대표 메뉴인 BBQ 폭립과 치킨 BBQ를 각각 스몰로, 치킨 사테를 추가하고 빈땅 1병과 수박 주스를 주문했다. BBQ 메뉴를 주문하면 쌀밥, 매쉬드 포테이토, 프렌치프라이 중 하나를 사이드 메뉴로 선택하는데 밥 하나와 프렌치프라이로 정했다. 양이 많은 분은 패키지로 주문 시 좀 더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다.
BbQ 메뉴는 홀 중앙에서 직접 그릴에서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구워주는데 맛은 굽네 치킨 메뉴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치킨 사태는 다른 로컬 식당에서 먹어보지 않아 맛을 비교해 볼 순 없지만 호텔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고기의 질감이나 맛이 다소 떨어졌다. 채소가 신선했고 바나나잎의 플레이팅과 가게의 전반적인 위생이 깔끔하고 직원들의 친절함은 괜찮았다.
빈땅 가격이 2.5만 루피아로 여럿이 함께 와 BBQ를 곁들인 맥주 파티를 열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박 주스는 확신할 순 없지만, 설탕 같은 단맛을 내는 첨가물 느낌이 나 다소 이질감이 든 점은 아쉬웠다. 입구가 오픈되어 있고 오랜 시간을 머무르지 않았지만, 숯불 냄새가 많이 배었다. 최대한 입구 쪽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4. Jo's Laundry & Ironing Service
이비스 스타일 발리 레기안 호텔에서 지낼 때 세탁 서비스를 문의하니 1kg에 5만 루피아(한화 4,200원)였다. 금액이 다소 비싸다고 생각해 구글맵에 'Laundry'로 검색하여 두 곳 정도 문의해보았다. 가격은 두 곳 모두 1kg에 2만 루피아(한화 약 1,800원)로 호텔보다는 저렴하였지만 세탁이 급하지 않았고 구글 평점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세탁을 미뤘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으로 이동 후에는 정문 건너에 런드리샵이 있어 구글맵에 검색했더니 평점이 가게 멸망 수준이라 맡길 마음이 들지 않았다. 주변으로 검색을 확대하니 150m 거리에 평점 4.8의 'Jo's Laundry'가 눈에 띈다. 영업 중인 것을 확인하고 세탁물을 가지고 갔다. 도보로 3~4분 남짓으로 매우 가까웠고 직선도로라 이동이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평점이 좋은 곳들의 공통점은 업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다름이 느껴진다. 친절한 미소와 인사는 기본으로 표정에 구김이 없고 행동에 여유가 느껴진다. 가격표를 보고 한 번 더 놀라게 되었다. 세탁 소요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가장 빠른 4시간 익스프레스로 요청해도 1kg에 1.5만 루피아(한화 약 1,300원)로 매우 저렴했다. 1day 기준은 8천 루피아(한화 약 700원)로 맡기는 시간 기준 24시간 뒤에 찾으면 된다고 하였다. 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1day로 하였고 무게는 3kg 정도로 측정되어 2.4만 루피아(한화 약 2,100원)를 지불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지만, 세탁을 맡기기 전 무게를 측정할 수 있으면 무게를 확인하고 맞추어 가는 것이 좋다.
맡기기 전 사진을 찍거나 맡긴 옷의 종류와 개수 정도는 기록해두고 수령할 때 확인해보자.
다음날 비슷한 시간에 다시 방문하니 많은 사람이 방문할 텐데 바로 알아보고 가방을 내어온다. 세탁은 깔끔하게 잘 되었고 아이와 내 옷을 구분하여 비닐로 패키징을 해놓았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다른 지역에서도 이용할 기회가 있다면 구글 평점을 잘 확인하여 업체를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정문에서 바로 길 하나 건너면 편의점과 환전소가 있다. 달러나 유로, 엔화 등의 환전이 필요하면 비치 쪽과 큰 차이가 없는 시세이므로 가까이에서 쉽게 환전하면 편할 것 같다. 호텔 레스토랑과 바에서는 음료나 주류 가격이 일반 마트나 편의점에 비해 두배는 비싸므로 가격이 부담된다면 길 건너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여행 경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Circle K는 Mini mart, Alfa mart와 함께 발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편의점 브랜드로 판매 물품은 우리네 편의점과 비슷하므로 간단한 생필품을 사기좋다.
편의점 세 곳에 가보았는데 브랜드에 따라 빈땅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330mL 1병 기준 (IDR)
Azuka mart 레기안 : 25.000
Circle K 레기안 : 27.000
Mini mart 꾸따 비치 : 27.500
우리나라처럼 가끔 프로모션이 걸리는 맥주도 있으니 구매할 때 냉장고에 붙어있는 프로모션 팝업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빤따이 레기안 발리는 레기안 비치와 꾸따 비치 사이에 있는 해변이다. 머큐어 발리 레기안에서 700m 직선 도로로 10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길가에 로컬 상점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해변에 다다른다.
지난번 레기안 비치에 갔을 때 실망한 쓰레기 문제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레기안 비치보다 깔끔하게 정리된 해변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비치 바와 서핑 클래스가 한창 영업 중이었는데 날씨 때문인지 서핑을 하거나 물에 들어가 있는 사람을 보기는 어려웠다.
아름다운 선셋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일몰 시각까지 기다려 보았지만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서인지 아름다운 선셋은 우리에게 자태를 허락하지 않았다. 비치바에서 판매하는 대표 음료인 코코넛은 2.5만 루피아(한화 약 2,100원)로 비싸지 않았으며 맥주 등의 주류는 3~4만 루피아, 소프트 드링크는 1.5만 루피아로 편의점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해변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됐다. 날씨만 좋다면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선셋을 감상할 수 있을 텐데 머무는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아 다시 나가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한국의 장마철처럼 날씨가 계속 흐리고 어둡기만 하다. 발리에 오기 전엔 스콜성 우기는 그저 소나기가 내리고 맑아지거나 밤이나 새벽 사이에 비가 내리고 낮에는 날씨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보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숙소 위주로 지낼 수 밖에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는 이런 생활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단다.
그래, 네가 즐겁고 행복하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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