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꾸따, 레기안 지역에서 지낼 땐 시끄러움을 항상 귀에 달고 지내야 했다. 많은 사람, 많은 차, 많은 오토바이가 서로 얽히고설켜 시끄러움이라는 억지스러운 화음을 만들어내 좋게 생각하면 생동감이고 나쁘게 생각하면 피로감이라 할 수 있겠다.
발리에 다시 오게 되더라도 꼭 다시 돌아오고픈 사누르. 젊었을 때처럼 파이팅이 매우 넘치지도, 소모된 체력이 빠르게 회복되지도 않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일 것이다. 여행은 관광의 목적도 있지만 몸과 마음을 쉬어주는 힐링의 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사누르는 내게 완벽한 힐링의 역할을 소화해 주는 따뜻한 장소였다.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Mercure Resort Sanur) 주변 추천
Contents
1. Pandawa Restaurant (판다바 레스토랑)
2. Popular Market (파퓰러 마켓)
3. Sanur Coin Laundry (사누르 코인 런드리)
4. RS Bali Mandara (종합병원)
해외여행 중 아이와의 식사는 부모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일 것이다. 우리 아이도 지독하게 편식이 심하고 음식을 가리는 편이었지만 반복되는 여행과 사전 공부로 음식에 대한 장벽을 많이 뛰어넘을 수 있었다. 가령 여행 전 계획을 세우며 그 나라에서 특색있는 음식 문화와 요리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그중에 호기심이 생기는 음식을 함께 도전해 본다든지 한국에서 미리 접해볼 수 있는 메뉴는 한 번쯤 국내 식당에서 음식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1. Pandawa Restaurant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우붓 투어를 한 날을 제외하면 역시나 식사 대부분을 이곳에서 해결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호텔 레스토랑의 장점은 최소한 2~4가지 카테고리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과 얼음 음료와 과일 주스를 매일 마셔도 배앓이 한 번 하지 않는 것은 신선한 재료와 맛에 대한 신뢰가 최소한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판다바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도 마찬가지였는데 인도네시아 전통 메뉴를 포함한 아시안 메뉴와 웨스턴, 이탈리아 메뉴가 있어 아이와 식사 해결을 하기 편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 아코르플러스 50% 할인 혜택이 더해지면 굳이 다른 식당에 갈 이유가 없어지고 만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 먹어 일주일간 두세 번씩 주문한 메뉴는 다음 네 가지다. 닭가슴살 스테이크, 안심 스테이크, 허니 갈릭 새우구이, 도미 필렛 구이로 소스는 거의 머쉬룸 소스를 선택해 주문했다. 육류, 해물 모두 신선하고 잡내나 비린내가 없었고 함께 나오는 그릴드 채소나 스팀드 채소를 곁들여 먹기 좋았다.
볶음밥, 볶음면, 까르보나라, 알리오 올리오도 간단한 한 끼 식사로 나쁘지 않았고 포크밸리와 폭립은 스테이크류와 마찬가지로 잡내가 없고 부드러워 저녁에 맥주 한잔과 먹기 좋았다. 3인 가족이라면 주메뉴 4개 정도와 음료를 곁들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테마 뷔페 메뉴로 금요일은 선셋 BBQ와 라이브 뮤직, 토요일은 시푸드 BBQ와 라마야나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아쉽게도 선셋 BBQ는 우붓 데이투어로 경험하지 못했지만, 토요일 시푸드 BBQ는 라마야나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도 예약을 했다. 비용은 1인당 한화 1.7만원 정도로 이런 프로그램들은 아코르플러스 할인이 되지 않는다.
요일 | 행사 | 내용 | 비용(인) |
금요일 | Sunset BBQ | 라이브 뮤직과 BBQ | 198K |
토요일 | See food BBQ | 라마야나 공연과 BBQ | 189K |
기대한 시푸드 BBQ는 비가 내려 판다와 레스토랑에서 축소 진행되어 다소 아쉬웠지만 2시간 가까이 식사하며 진행된 라마야나 공연이 아쉬움을 해소해주었다.
라마야나 댄스 공연 줄거리
힌두의 2대 서사로 손꼽히는 라마야나 이야기 중 하나의 에피소드를 전통 댄스 공연으로 만들었다. 악마 라바나가 라마 왕자의 부인 시타의 미모에 반해 라마 왕자가 없는 틈을 타 납치를 시도하였고 가루다 신이 도와주려 하였으나 전투에서 패해 시타는 그만 납치되고 만다. 시타가 납치된 사실을 알게 된 라마 왕자는 부인 시타를 구하기 위해 얼굴이 흰 원숭이 장군 하누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악마 라바나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뒤 부인 시타를 구해낸다.
공연 끝에는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들여 전통춤을 함께 춰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가장 앞에 앉아있던 나에게 첫 기회가 와 배우를 따라 전통춤을 춰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아들 녀석은 본인이 춤을 추는 것도 아니면서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당당한 아빠의 모습에 자랑스러웠다고 얘기했다.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에 머물게 된다면 꼭 토요일 일정을 포함해 이 공연을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
2. Popular Market
파퓰러 마켓은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에서 약 550m 거리에 있는 마트로 각종 식음료와 과일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도보로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데, 가는 길에 각종 상점이 많아 구경하기에도 좋고 저녁 8시 30분까지는 그랩 배달로 주문해도 8천 루피아면 배송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매장을 둘러보면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여러 가지 프로모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호주, 일본 관광객이 많은지 3개국 관련 인스턴트 제품이 가장 눈에 띄었다. 라면은 물론 한국 과자도 많이 있어 만약 한국 음식이 생각나거나 가져온 비상식량이 동이 났다면 한 번쯤 방문해 가방을 채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호텔에서 괜히 사 먹기 아까운 것이 맥주와 소프트 음료인데 파퓰러 마켓 사누르점에서는 빈땅과 빈땅 크리스탈이 한 병에 2만 루피아(한화 약 1,700원), 코카콜라 캔이 6천 루피아(한화 약 510원)로 매우 저렴해 배송받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잘 마셨다. 지역에 따라 가맹점이 몇 개 있는데 숙소 주변에 파퓰러 마켓이 있다면 물건값이 저렴하고 한국 인스턴트 제품과 과자류도 많이 있어 이용하기 좋으므로 꼭 이용해보자.
3. Sanur Coin Laundry
사누르 지역 최고 평점의 세탁소로 사누르 숙소 대부분에서 세탁물 픽업, 드랍 서비스를 제공하며 친환경 천연세제를 사용하여 세탁 후 옷에서 세제 향이 강하게 나지 않아 아이 옷을 맡기기에 좋다.
픽업 서비스는 아침 8~9시에만 가능하고 왓츠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픽업, 드랍은 무료이지만 미니멈 차지가 5kg 요금이고 당일 받는 익스프레스가 1만 5천 루피아/1kg, 하루 뒤에 받는 것이 1만 루피아/1kg로 주변 다른 세탁소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일요일은 쉬고 영업시간이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므로 늦어도 오후 3시 이전에 방문해야 한다.
왓츠앱 : +62) 823-4189-8778
4. RS Bali Mandara (종합병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알아 둔 발리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으로 24시간 응급실, 소아과, 치과, 정형외과, 내과, 부인과 등 여행 중 필요한 대부분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시설이 깨끗하고 지방 정부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라 친절하고 진료비를 과다 청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고 오는 것이 베스트지만 혹시라도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지 못한 채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 발리 만다라 병원에서 진료받으면 좋을 것 같다.
사누르에서 지내는 동안 먹고 마시는 것은 Pandawa Restaurant, Popular Market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어 편리했고 돌아다니지 않고 온전히 휴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누르에서의 일정을 마치니 이제 여행의 3/4이 지났다. 아이와 한 달 동안 아프지 않고 잘 지내려면 내 체력과 컨디션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사누르에서의 휴식은 여행 중 한 번쯤 챙겨야 할 보급창고와도 같았다. 몸과 마음이 안정되니 빠른 시간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 온다면 더 멋진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그때도 똑같이 아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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