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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해외 여행/인도네시아 발리

발리 아코르 호텔 추천 :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

by 볼드핑거 2023. 3. 8.

발리의 조용하고 느긋한 일상을 경험하길 기대하며 고른 세 번째 지역이자 네 번째 숙소는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다. 트라이브 발리 꾸따 비치에서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까지는 약 13km로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중간에 다소 막히는 구간이 있어 그랩으로 약 40분 걸려 도착했다. 요금은 8만 5천 루피아(한화 약 7,300원).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 (Mercure Resort Sanur)

 

한 달 살기 중 사누르 지역에서 계획한 기간은 일주일이다. 우붓 지역과 누사 페니다 지역에 숙소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두 곳을 데이 투어로 다녀오기에 지리적으로 가장 유리했고 번잡한 꾸따, 레기안 지역을 벗어나 조금은 조용하게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사누르에도 좋은 호텔 체인이 많이 있지만 나는 아코르의 노예 고객이므로 사누르 지역 유일의 아코르 호텔인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를 예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소 연식이 오래 되었지만, 객실에 따라 부분 리모델링을 하였거나 진행 중이고 수영장이 두 개, 사누르 비치가 바로 맞닿아 있다는 점이 기대되었다.

 

 

지도에서 보여지듯 해변과 리조트가 이어져 있다. 객실 배정에 따라 조금 걸을 수도 있지만 해변에 가까운 객실이 배정되면 놀이터, 요가원, 서핑 학원, 리조트 레스토랑, 수영장, 지니어스 카페 등 모든 시설을 도보 5분 안에 누릴 수 있게 된다. 로비 가까이 테니스 코트도 있는데 외부 강사와 연락해 시간 약속을 잡으면 개인 레슨을 받을 수도 있다.

 

사누르 테니스 레슨 정보

왓츠앱 : +62) 821-4492-7477 
비용 : 시간 당 40만 루피아(한화 약 3.4만 원), 시간 예약 및 비용 협의 필요

 

 

로비에는 관광상품을 예약할 수 있는 데스크와 환전소, 부티크가 있다. 객실은 5 ha(상암 월드컵 경기장 다섯 배 정도의 크기)에 달하는 부지에 1~3층 가옥 형태로 189개 객실이 수십여 채 늘어져 있는데 마치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수풀이 우거지고 조경이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어 인상적이다. 여행 목적과 계획에 따라 룸 타입을 선택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가까이 배정이 가능한지 미리 문의하거나 요청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해변 가까이에서 조용한 일정을 보낼 계획이어서 부대시설 이용에 유리한 객실을 미리 요청했는데 슈페리어 룸을 이그제큐티브 룸으로 두 단계 업그레이드해 주며 부득이하게 로비에 가까운 객실로 배정받았다. 이그제큐티브 룸은 42㎡로 발코니와 소파베드가 1개 있고 욕실이 넓다. 전반적인 컨디션은 목조 가구가 다소 낡았지만 부분 리모델링이 되어 깨끗하고 쾌적한 느낌이었다. 특히 침구류가 습하거나 꿉꿉하지 않아 좋았다.

 

 

스파는 리조트 내 독채 건물에 있으며 발리니스 마사지 1시간에 20만 루피아(한화 약 1.7만 원)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아코르 플러스는 20% 할인받을 수 있는데 예약이 많이 차 있으므로 예약은 미리 하는 것이 좋다.

 

해변 쪽으로 「Power of now oasis」라는 사누르에서 매우 유명한 요가원이 있다. 매일 08시~18시까지 클래스가 있으며 5강좌에 45만 루피아(한화 약 3.9만 원), 10강좌에 80만 루피아(한화 약 6.8만 원) 패키지도 있으므로 상담 후 예약하는 것이 좋다.

 

요가원 앞으로는 놀이터가 있는데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미끄럼틀, 그네 등이 있어 아이들이 놀기 좋을 것 같다. 반대편으로는 코웍 카페로 유명한 지니어스 카페가 있다. 해변을 바라보며 식사나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선셋을 보거나 간단하게 식사 해결을 하고 싶을 때 들르면 좋을 것 같다. 메뉴 가격은 12만~15만 루피아(한화 약 1만~1.3만 원)

 

 

메인 수영장은 놀이터 방면에 있고 수심 1.2m 정도의 키즈 풀과 수심 2.0m의 메인 풀로 구분되어있는데 1.4m부터 2.0m로 점점 깊어진다. 2.0m는 국내에서도 보기 어려운 수심인데 수영과 다이빙 연습을 하기 좋다. 선베드도 여유 있게 있어 하늘을 보며 그냥 누워있거나 낮잠을 자기에도 좋다. 오후에는 외부 수영 강사가 방문해 아이들에게 수영 레슨을 해주었다. 거의 매일 오는 것을 보니 필요하다면 시간과 가격에 대해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레스토랑은 해변 가까이에 있고 수영장을 하나 끼고 있다. 수영장 뒤편엔 해변과 바가 있어 음료나 음식을 먹으며 수영하거나 선베드에서 쉬기 좋다. 풀 바 처럼 자리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고 레스토랑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자전거 대여소도 있는데 1시간에 5.5만 루피아(한화 약 4,7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수영장을 둘러본 뒤 가까이 있는 해변으로 나가봤다. 선베드와 파라솔이 펼쳐져 있고 가깝게 바다가 이어져 있다. 꾸따, 레기안 지역에서 보던 흐리고 탁한 바다와 다르게 맑고 투명한 바닷물을 보니 신기했다. 오토바이나 차량이 없어서인지 매연이나 소음이 없고 그저 출렁이는 바닷소리와 저마다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만이 조용한 사누르 비치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꾸따, 레기안 지역에서 선셋을 보지 못해 매우 아쉬웠는데 반대편인 사누르에서 선셋을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모래놀이를 즐기던 아이와 아름답게 넘어가는 해를 보며 사누르에 오길 잘했다며, 남은 일정도 아프지 말고 재미있게 지내보자고 다짐했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체크인 때 인사를 나눴던 객실 담당 매니저와 마주쳤다. 객실 업그레이드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한 뒤 레스토랑과 수영장이 멀어 다소 아쉽다고 얘기하니 잔여 객실 확인 후 연락을 준다고 하였다. 수풀이 우거져있어 모기나 벌레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방 내부엔 모기나 벌레가 없어 넓은 침대에서 숙면을 했다.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에 갔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으니 객실 이동이 준비되었고 식사를 마치면 매니저와 함께 객실을 먼저 확인하고 이동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얘기해주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레스토랑 근무자에게까지 내용이 전달된 체계적인 모습에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에 대한 믿음과 아코르 로열티가 더욱 두터워진다.

 

발리에서 네 번째 아코르 호텔이지만 4성급 카테고리에서의 조식 수준은 모두 비슷하다. 에그 스테이션, 와플&팬케이크 스테이션이 있고 음식의 종류나 가짓수가 대부분 비슷하고 생과일 종류만 차이가 있었다. 늘 그렇듯 나와 아들은 카푸치노와 블랙티를 마시며 에그 스테이션에서 각각 에그 프라이와 오믈렛을 주문하여 먹고 과일로 식사를 마쳤다. 다른 호텔에서는 볼 수 없던 람부탄이 있어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매니저와 함께 객실을 보러 갔더니 자그마치 88㎡의 크기의 스위트 패밀리 룸을 준비해줘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그제큐티브 룸 2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방이어서 아들과 나 둘뿐이라 너무 크다고 사양하였지만 감사하게도 좋은 위치에 있는 객실이니 아들과 체크아웃까지 편하게 머물기를 바란다며 포터를 호출해 짐까지 옮겨주었다.

 

스위트 패밀리룸은 메인 풀 바로 앞에 위치해 레스토랑과 해변에 가까이 갈 수 있어 위치가 아주 좋고 디럭스룸 크기의 침실과 욕실, 거실과 2층 침대가 있는 작은 침실, 욕실로 구성되어 있어 4인 가족이 머물러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넓었다. 

 

사누르에서의 일정이 계획되어 있는 다인 가족이라면 아코르 멤버십 할인가로 스위트 패밀리룸 1박이 약 15~17만  원정도 되므로 매우 추천할만하다. (현지 예약 시 1박당 300만 루피아)

 

 

스위트 패밀리룸도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지만 청결하게 잘 관리되어 있다. 아쿠아 생수가 하루 6병(이그제큐티브 룸 4병) 지급되어 머무는 동안 물을 사 먹을 필요가 없었고 리조트 내에만 머물러도 주변에 외부 식당이나 카페가 많이 있어 리조트 콕 하기에도 편리하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은 도보로 500~700m 거리 떨어져 있어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랩이나 고젝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바이크를 호출해 왕복하면 편하게 다녀올 수도 있다.

 

우붓으로 데이 투어를 떠날 때도 지리적으로 꾸따, 레기안 지역에 더욱 가깝게 있어 조식을 먹고 충분히 여유로운 시간대에 출발할 수 있었고 사누르 항구도 가까이 있어 누사 페니다로의 데이 투어도 다녀오기 좋지만, 아이가 아직 어려 다음 기회로 미뤄두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해변에 있는 산책로를 걷거나 해변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이와 선베드에 누워 책을 보기도 하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주일을 보냈다. 중간중간 비가 오기도 했지만, 발리의 2월 중순 날씨는 1월과 2월 초에 비해 비가 오는 횟수와 강우량이 줄고 낮 기온도 낮아 야외 활동을 하기엔 더 좋은 것 같다.

 

 

끝으로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는 인도네시아 케어와 아코르 ALL SAFE 인증 호텔이어서인지 일주일간 필터를 교체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질도 깨끗했다. 

 

 

장기 투숙하며 직원들과 오가며 정을 나눈 탓에 헤어짐이 쉽지 않았다. 체크아웃 전날 밤 아들과 함께 매니저에게 전달할 손 편지를 써서 한국에서 가져온 마스크팩 뭉치와 포장했다. 직책이 있는 사람에게 돈을 내밀기엔 다소 마음의 표현이 부족해 보이고 부끄러운 행동 같았다.

 

우리 아들을 많이 예뻐해 주던 매니저는 아들과 포옹하고 인사를 나누며 눈시울을 붉혔다. 로비에서 주차장까지 배웅해주고 차량이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친절하고 정이 가득했던 머큐어 리조트 사누르의 직원들이 벌써 그리워진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앞으로도 겪을 수 없을 시간일 것 같다. 

 

내게도 발리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차곡차곡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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